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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이 세상에 단 한 사람만이라도 믿을 수 있는 사람이 있다면.....
작성일자 2011-07-24
이 세상에 단 한사람만이라도 믿을 수 있는 사람이 있다면 그 사람은 치료될 수 있다고 모 교수님은 가르치셨다.
그 교수님은 내가 다닌 의과대학 신경정신과 교실을 창설하신 분이다. 제자들에게 그 분은 전설적인 분이시다.
환자에 대한 애정이 깊고 인간적이시며 인간성이 중요함을 강조하신 분이다.
환자와 인간의 정신, 관계에 대한 해박한 지식은 몇일간을 말씀하셔도 끊어지지가 않을 정도였다.
내가 정신과 수련을 시작할 때는 그 분은 연로하시고 이미 퇴직을 하고난 후였다.
선배, 스승님 이야기를 듣고 나도 몇 차례 방문하여 들어보았는데 모두 처음 듣는 대단한 것들이었고 그 통찰력과 깨달음이 깊이에 계속 놀랬었다. 계속 이이기를 하셔도 똑같이 반복하시는 것도 없었다.
정신분석도 받으셨는데 정신분석은 해석이 필요치 않으며 자유연상이 가장 중요함을 강조하셨다.
내가 받은 정신분석의 경험으로 보나 내가 하고 있는 분석을 보면 보통 사람들의 수준에서는 해석은 필요한 것 같다.
 
그 스승님의 가르침 중 하나가 이것이었다. 환자는, 환자가 된 사람은 세상에서 인간에게 상처받고 배반당한 사람들이다. 믿음을 잃은 사람들이고 두려움이 생긴 사람들이다. 이런 사람들에게 의사가 믿을 수 있는 대상이 되어줄 수만 있다면 그 환자는 마음이 치료될 수 있다고 가르치셨다. 그 분은 정신분열증도 약을 쓰지 않고도 치료할 수 있다고 하셨다. 그 논문도 있다.
 
자살 직전의 사람의 마음은 자신은 고통스러운데 도저히 혼자서는 견디어낼 수가 없는데 주위에 아무도 없는 무원고립감을 겪는다고 한다. 이제 많은 사람들이 아는대로 죽고싶다는 말은 도움을 주세요 하는 메세지이다. 이런 마음의 고통을 겪고 있는 사람의 마음을 한 사람만이라도 관심 가져주고 들어주고 이해해주면 자살하지 않는다. 살아갈 힘을 얻는다.
 
현재 직장에서 정말 힘든 상황에 처한 사람이 있었다. 쫓겨날 판이었다. 환자는 불안했다. 절망이었다. 그날 나는 환자와 길게 이야기를 나누었다. 그리고 환자는 꽤나 안정이 되어 진료실을 나갔다. 후에 환자는 그 날 일을 회상하면서 한 말이 있다. 선생님이 '어떻게 할건지, 어떻게 해볼건지?' 라는 질문을 듣고 놀라서 정말 어떻게 할까 열심히 생각하고 궁리하여서 그 문제의 실마리를 잡고 행동으로 옮겨서 해결을 보았다고 했다.
 
전쟁중에 부모를 잃은 아이는 아무리 해도 안정되지 않는다. 불안하기 그지 없다. 하지만 엄마의 품속에 있는 아이는 아무리 포화가 떨어져도 편안하게 잠을 잔다고 한다. 엄마가 같이 있다는 사실이 큰 안도감을 주는 것이다.
 
마음에 엄마가 없는 사람들이 많다. 혼자가 되면 불안하고 외롭다. 정신분석 혹은 정신분석적 치료에서는 치료자와의 관계를 통해서 내면에 좋은 엄마, 안정된 엄마, 일관된 엄마, 기댈수 있는 엄마, 믿을 수 있는 엄마가 생긴다. 마음이 근본적으로 치유되는 것이다. 애정과 욕구의 대상에 대해 양가감정이 심한 사람에게도 정신분석은 도움이 된다.